4개월전에 신규직원들을 몇명 뽑았습니다. 다들 성격좋고 똑똑하고 참 마음에 드는데, 그 중 한명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워낙 특출나서요.
작년에 민다나오에서는 알아주는 국립대 영어교육과를 나왔는데, 마그나 쿰라우데로 졸업하고, 임용고시 상위 1% 이내로 붙었고, 영어 잘하고, 컴퓨터도 좀 하고 똑똑한데,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 없고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때부터 온라인 영어 선생을 했는데, 대학교때는 4년내내 하루 8시간 이상씩 가르쳤답니다. 학원에서 나름 스타강사라 페이도 시간당 300페소 이상씩 받으면서요. 그런것 알기 이전에 이미 인터뷰 해봤을때부터 대단한 아가씨라는 감이 딱 오더군요.
거기다 짬짬이 마닐라에 있는 회사 하나에서 프리랜서로 일도 좀 했었는데, 얼마전에는 그회사에서 9만페소 주고 스카웃을 해가려고 하더군요. 저도 몇달 일을 시켜봤기 때문에 그렇게 뺏아가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회사생활 경력도 없는데 타고 난건지 알아서 문제 해결하고 일을 진행시키는 능력이 대단해요.
저희는 5만페소 주는데 회사도 영세하고, 다른 직원들과 형평성도 있고 지금 신규로 개발중인 사업들이 아직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니라 당장 9만씩 맞춰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배울게 더 많아서 우리랑 일하겠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애초에 그 회사 아니고 영어학원만 해도 지금 월급보다 더 벌었는데 우리한테 배울게 많다고 온거였습니다. 앙헬레스 먼 타지로 데려와서 혼자 고생하지 말라고 우리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저도 신경 많이 써주고, 와이프도 신경 많이 써주고 했던 보람이 있나 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온라인으로 다니는 로스쿨이 있는데, 와이프 공부시켜봤더니 1년 하고는 트라우마가 와서 좀 휴학하겠답니다. 뭐 저도 한때 공부 하다 그만 뒀지만 쉽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미국 로스쿨 학생 75%가 공황장애를 겪는답니다. 그래서 대타로 이 직원한테 학비 대줄테니 공부해보라고 하는 중입니다. 나중에 우리 대표 파트너 되서 은퇴좀 시켜주라고요.
와이프가 자기는 영어 가르치는게 적성에 맞는다면서 다시 영어 과외를 시작했는데, 올해부터는 필리핀에 주로 있으니까 온라인으로 가르칩니다. 그래도 한국 살아본 끝발이 있으니까 헐값에 안하고 숨고랑 당근 같은데서 학생 직접 찾아서 2만원씩 받고 하는데, 이 직원한테도 월급 안맞춰 주는 대신 용돈벌이 하라고 학생 한두명만 연결 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영어학원에서 아무리 스타강사로 잘나가도 시간당 8백페소는 못받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