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납치당할 뻔 했었어요(6)

필리핀에서 납치당할 뻔 했었어

택시에 타서 이미그레이션으로 가는데
기사님이 룸미러로 힐끔힐끔 쳐다보시며
장거리 이동중 현지어로 통화하시고
여러번 외진곳에 화장실 가신다며 내리시는거야

도착하는 길 내내 마음이 불안해
뭐라고 기도했는지도 기억이 안나

무사히 도착을 하고서 정말 다행이다! 하며
몸만한 캐리어 2개와 큰 백팩
악기를 짊어지고 내렸는데

길가에 친절하신 분이 어디로가냐고 물으시곤
도와주겠다며 짐을 밀어주시는 거야
택시 주변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싶었는데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 때에도 택시 아저씨는
매서운 눈초리로 룸미러를 통해
계속 보고계셨어ㅠㅠㅠ

하도 택시가 이동을 안해서
도와주려는 분이랑 2인조인건 아닐까부터
여러 생각이 몰려왔는데

도와주시는 분이 이쪽으로 가면 된다고
내 짐을 가지고 한참 앞서가시는 거야
일단 얼른 건물로 들어가자! 막 쫓아갔어

그런데 택시기사님이 내리시더니
막 뛰어오시는거야….
놀라서 두리번거리는데
앞서가는 아저씨한테 가서
막 화를 내시더니 내 짐을 찾아다 주셨어..

이미그레이션은 정반대 방향이었더라고

쎄한 느낌의 기사님은 좋은 분이셨고
친절하시다 느끼며 따라간 분은
강도였는지 납치였는지
알고보니 나쁜 의도를 가진 분이셨어

택시기사님은 이미그레이션 안까지
데려다 주시곤
나와서도 조심해야한다는 말씀을
신신당부하시며 떠나셨어🥹

차 속에서 내가 얼마나 외모로 기사님을
판단하고, 의심했는지 부끄럽고 죄송했어

때로 이 사람은 이럴거야~
자기방어로 선입견이 생길때면
기사님이 떠올라

크게 배웠던 하루

(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