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사절, --- '노자규의 골목이야기'중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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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1 15:19
127565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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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가
때 이른 새벽을 씻어낸 거리로
장사를 하러 나온 할아버지는
지나간 어제가 슬픔이었다면
마주한 오늘은 눈물이 아닐 길
빌 뿐이었죠
온종일
멍든 하늘만 바라보다
땡볕에 그을린 상추 몇 단
판 게 전부인 하루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린 할아버지.
“추운데 왜 나와 앉은겨?“
긴 그림자 드리운 채
누워만 있어야 할 할머니가
시장에 내다 팔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수월할 수 있게
텃밭에 나와 앉은 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와서는,
“우리 할멈 손이 꽁꽁 얼었잖혀…."
맞잡은 손에다
입김을 불어주며 울먹이듯
내뱉는 소리에,
돌밭에 앉아서도
풀밭에 앉은 것 같다는 할머니는
함께 늙어가는 이 행복 하나만으로
검게 그을린 세상살이도
견딜만하다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햇살로 머리를 감고는
별다른 것 없는 어제와 같은 하루를
걸어나간 할아버지가
멈춰버린 세상 속
지나는 바람을 붙들고서라도
악착같이 소리친 덕분인지
만 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더니
“소고기 반 근만 줘요"
다 팔지 못한 채소를
싣고 가는 얼굴엔 소고기 반 근에
무게 덕분에 달뜬 표정을 숨기기가
어려웠는지
세월에 굽어버린 손가락으로
밀린 빨래며 연탄불까지
시간의 끝이 보이질 않았지만
초저녁 잠든 할머니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상까지 차리더니
초코파이에 가느다란 초 하나를 꼽아
잠든 할머니를 깨웁니다
“암자 일어나봐
벌써 잠들면 긴긴밤을
꼴딱 세울 참이여….“
“왔으면 깨우질 않고요“
할머니는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오늘이 자신의 생일인걸…,
하지만
할머니는 생일상보다
하루 종일 겨울 찬바람에
꽁꽁 언 할아버지의 손을
아랫목으로 밀어 넣고는
“영감...고생 하셨수“
“아들이 둘이나 있으면 뭐하누
오늘이 제 어미 생일인 것도
모르는데..., "
아들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를 상 옆에 놓아두고는
허투루 수저질을 해대던 노부부는
서로의 가슴에 목젖에 찬 멍울만
새기고 앉았습니다
“영감한테 세상 짐
다 떠넘기는 것 같아 미안해요….“
울지 않고
슬플 수 있다는 걸 말하려는지
잠들려는 저녁을 열고
아들 소식이 실려올까
지나는 바람만 바로 보던
할머니는
“저승 가는
뒷바라지까지 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
“가긴 어딜간다고 그려
임자 곁이 여긴디..“
낮과 이별하려는 밤을 붙들고
소주 잔을 시린 목 끝에 밤새
넘기던 할아버지는
우두커니 불러다 놓은
아침을 따라 일터로 걸어가서는
자식들 위해
그 넓은 어깨를 빌려주느라
이젠 산등성이처럼 굽어진
야윈 두 어깨로
하늘을 밑천 삼아 나와 앉아
컵라면 하나로 허기를 때우려던
그때 휴대 전화가 울립니다
“영감 컵라면만 먹지 말고
뜨끈한 국밥이라도 사 드슈.“
"걱정말어 ..
오늘은 자장면 시켜 먹었으니까 "
“허리가 아픈 게 비 올 것 같네요”
“걱정마..
이것만 팔고 들어갈겨”
지나는 바람을 친구삼아
앉아만 있던 할아버지는
저문 날들이 주는 작은 행복을 안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임자….
오늘 내가 먹은 자장면인데
얼마나 맛나던지 한번 봐봐"
같은 행상을 하는
박씨 영감이 시켜놓은 자장면을
몰래 찍어온 걸 모르는 할머니는
“잘했어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힘들어지는
하루를 살지만
걱정하는 서로가 있어
가난이 주는 시린 하루를 견뎌가던
노부부에게도 삶의 끝은 다가오고
....
가을비가
때 이른 새벽을 씻어낸 거리로
장사를 하러 나온 할아버지는
지나간 어제가 슬픔이었다면
마주한 오늘은 눈물이 아닐 길
빌 뿐이었죠
온종일
멍든 하늘만 바라보다
땡볕에 그을린 상추 몇 단
판 게 전부인 하루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린 할아버지.
“추운데 왜 나와 앉은겨?“
긴 그림자 드리운 채
누워만 있어야 할 할머니가
시장에 내다 팔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수월할 수 있게
텃밭에 나와 앉은 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와서는,
“우리 할멈 손이 꽁꽁 얼었잖혀…."
맞잡은 손에다
입김을 불어주며 울먹이듯
내뱉는 소리에,
돌밭에 앉아서도
풀밭에 앉은 것 같다는 할머니는
함께 늙어가는 이 행복 하나만으로
검게 그을린 세상살이도
견딜만하다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햇살로 머리를 감고는
별다른 것 없는 어제와 같은 하루를
걸어나간 할아버지가
멈춰버린 세상 속
지나는 바람을 붙들고서라도
악착같이 소리친 덕분인지
만 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더니
“소고기 반 근만 줘요"
다 팔지 못한 채소를
싣고 가는 얼굴엔 소고기 반 근에
무게 덕분에 달뜬 표정을 숨기기가
어려웠는지
세월에 굽어버린 손가락으로
밀린 빨래며 연탄불까지
시간의 끝이 보이질 않았지만
초저녁 잠든 할머니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상까지 차리더니
초코파이에 가느다란 초 하나를 꼽아
잠든 할머니를 깨웁니다
“암자 일어나봐
벌써 잠들면 긴긴밤을
꼴딱 세울 참이여….“
“왔으면 깨우질 않고요“
할머니는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오늘이 자신의 생일인걸…,
하지만
할머니는 생일상보다
하루 종일 겨울 찬바람에
꽁꽁 언 할아버지의 손을
아랫목으로 밀어 넣고는
“영감...고생 하셨수“
“아들이 둘이나 있으면 뭐하누
오늘이 제 어미 생일인 것도
모르는데..., "
아들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를 상 옆에 놓아두고는
허투루 수저질을 해대던 노부부는
서로의 가슴에 목젖에 찬 멍울만
새기고 앉았습니다
“영감한테 세상 짐
다 떠넘기는 것 같아 미안해요….“
울지 않고
슬플 수 있다는 걸 말하려는지
잠들려는 저녁을 열고
아들 소식이 실려올까
지나는 바람만 바로 보던
할머니는
“저승 가는
뒷바라지까지 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
“가긴 어딜간다고 그려
임자 곁이 여긴디..“
낮과 이별하려는 밤을 붙들고
소주 잔을 시린 목 끝에 밤새
넘기던 할아버지는
우두커니 불러다 놓은
아침을 따라 일터로 걸어가서는
자식들 위해
그 넓은 어깨를 빌려주느라
이젠 산등성이처럼 굽어진
야윈 두 어깨로
하늘을 밑천 삼아 나와 앉아
컵라면 하나로 허기를 때우려던
그때 휴대 전화가 울립니다
“영감 컵라면만 먹지 말고
뜨끈한 국밥이라도 사 드슈.“
"걱정말어 ..
오늘은 자장면 시켜 먹었으니까 "
“허리가 아픈 게 비 올 것 같네요”
“걱정마..
이것만 팔고 들어갈겨”
지나는 바람을 친구삼아
앉아만 있던 할아버지는
저문 날들이 주는 작은 행복을 안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임자….
오늘 내가 먹은 자장면인데
얼마나 맛나던지 한번 봐봐"
같은 행상을 하는
박씨 영감이 시켜놓은 자장면을
몰래 찍어온 걸 모르는 할머니는
“잘했어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힘들어지는
하루를 살지만
걱정하는 서로가 있어
가난이 주는 시린 하루를 견뎌가던
노부부에게도 삶의 끝은 다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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